그래도 날아오를 거야!


안녕하세요! 에독입니다. 디지몬 무대가 끝난 지 벌써 사흘(지금은 7월 29일 화요일 오전 1시입니다)(근데 마무리 하니까 7월 31일이네요…)이나 지났군요……. 비계에 중얼거리면서 필리버스터 하다가 이제 슬슬 정제해서 제대로 된 후기를 쓰고 싶어 이렇게 다른 용도로 쓰던 티스토리에 먼지 툭툭 털어서 가져왔습니다. 무대를 5년 넘게 하고 있으면서 이렇게 후기를 쓰는 건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한 번 시작해 보겠습니다.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INFFFFFFFP 유년기 태일이의 tmi와 구구절절 후기….


라쓰고.



근데 들어가기 전에…. 이 후기에는 [디지몬 어드벤처] 그리고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인연]에 대한 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귀찮아서 필터링 안 걸 테니까 안 보신 분은 부디 한 번 보고 오시길……. (아니면 스포 당하시는 거죠 뭐……)

그리고 시작하기 전
틀고 반복재생 눌러두시길.
https://youtu.be/HS51hKWBJLc?feature=shared



진짜 시작합니다.


목차

1. 캐스팅
2. 연습
3. 코스 준비
4. 무대
5. 마지막으로…



1. 캐스팅


때는 2024년 10월 9일….

그전 날에 탐라에서 디지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흔히 말하는 추억 팔이 플로우죠. 다만 저는 어렸을 때 흔히 말하는…. 원나블부터 디지몬 포켓몬 기타 등등 모든 애니메이션을 안 봤어요. 투니버스 세대가 맞긴 합니다만…. 제 기억 속에는 피치피치핏치, 프리큐어, 꿈빛파티시엘, 슈가슈가룬, 캐릭캐릭체인지…. 이런 애니메이션만 남아있네요. 그냥 소년 모험 만화? 종류가 별로 취향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왜 그랬어 어린 시절의 에독아…)

신나게 탐대를 하면서 얘기를 하다가, 마침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흥미가 생겼던 저는 디지몬 2화까지 보고 아 재밌다~ 하면서 자고 일어난 뒤…. 우리 성인 미나인 흠냐님과 다른 무대 연습을 하러 가던 길이었던 것 같아요.

던님에게 디엠이 옵니다.


네?



정말 놀랐어요…. 다른 것보다는 '신태일'이라는 주인공 중 하나를 들고 오셨다는 게……….

실제로 제 트친들은 제가 태일이 한다고 하니까 거짓말하지 말라며 비명 질렀습니다. 그도 그럴 게…. 제가 주력으로 하던 친구들은……. 부드러운 춤선을 가졌거나, 성격이 인자하거나, 백발이거나, 신비롭거나, 아무튼 태일이와는 정 반대의…. 디지몬으로 치자면 릴리몬이나 앤젤우몬 같은(어?) 그런 친구들을 주로 해왔으니까요. 그리고 유구한 센터기피증 덕분에 센터에 선 적도 많이 없습니다만….

그런 저에게 찾아온 컨택.

.
.
.

근데 솔직히 재밌어 보이잖아요. 게다가 이미 있는 라인업에는 이미 트친인 분들이 많아서…. 까짓 거 함 해보죠. 라는 심정으로 오케이 외치고 태일이가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죠? 그래서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린 날의 추억을 한편에 안고 시작할 텐데, 그에 비해서 저는 성인이 된 이후에 접하는 스토리잖아요. 몰입할 수 있는 깊이가 다르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날을 기점으로 디지몬 도장 깨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참 놀라운 게, 저는 보통 주인공보다는 주인공 친구들이나 선배들을 주로 최애로 잡곤 하는데 말이죠. 디지몬에서는…. 태일이가 눈에 계속 밟혔습니다. 그러니까…….

최애가…. 내 최애가 주인공이라고?
거짓말………….

그럼에도 인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태일이가 최애가 맞나 봐요. 솔직히 태일이에 대한 것도 필버하라면 할 수 있는데 우선 이건 디지몬 무대 후기이기 때문에 좀 줄이겠습니다….

아무튼. 얼떨결에 최애로 무대를 하게 된 백에독. 첫 연습 시작 전까지 약 4개월 이상을 불안감에 덜덜 떨며 보내다.

Q. 왜 떠신 건가요?
A. 태일이는열혈주인공인데제가태일이를하려면힘을얼마나줘서춰야하는지도모르겠고추다가발레곰나오면큰일나는데어떡하냐고요애초에태일이는열혈바보가아니기때문에약간의지성도겸비해야하는데그걸어케표현하지게다가팀장인던님의유년기라고나진짜못추면안되는데이왕하게된거잘하고싶다고근데혹시내가춤을못춰서쫓겨나면어떡하지나진짜센터라고?거짓말하지마제발

뭐 이런 이유로…. 죄송해요 제가 원래 걱정이랑 생각이 좀 많아요…. 후기만 보면 석이가 따로 없네….




2. 연습


뭐…. 어찌저찌 시간은 흘러 첫 연습날이 찾아왔습니다.

.
.
.

솔직히 연습실에서는 큰 트러블도 없었고 정말 던님의 지휘 아래 평탄하게 흘러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쌰라웃 투 던님. 15명 지휘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출영상 찍기 전에는 유년기와 성인기로 나눠서 연습하고 만나게 됐는데, 16명 전부가 있는 연습실이란 정말 바글바글 하더군요…. 아 제출영상 얘기 하니까 생각났다!!! 제출영상을 함께 찍어주신 제17의 멤버…. 히님께도 감사 인사를 꼬오옥 드리고 싶었어요 흠흠 히님이 없으셨다면 디지몬 못 붙었어요 정말…….

그 외 에피소드를 뽑자면…. 아무래도

속보…연습실에서 연습하다가 우는 사람 속출


여러분도 무대 보면서 우셨죠? 저희도 무대 준비하다 울었습니다…. (물론 특정 F들만…) 덕분에 "무대 하다가 울면 어떡해요" "울면 캐붕이니까 참으세요" 같은 대화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

그리고…. 디지바이스 사려고 타오바오 뒤적이다가 귀여운 티셔츠를 발견해서 어쩌다 보니(1) 제가 공구 총대를 맸거든요. (머쓱…) 진짜 귀여웠슨…. 성인조는 원하시는 분들만 구매하셨고, 유년기 친구들은 어쩌다 보니(2) 다 사서 연습 때 다 같이 입고 있으니까 디지몬들이랑 함께 있는 것 같고 기분 좋더라고요. 짱 귀 여 움. (그리고 머리왕큰아구몬.) 이 티셔츠도 저희의 또 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참 좋았어요.
+) 그리고 이 티셔츠는…. 별 말 안 했지만 대부분의 팀원들이 무대 당일에도 입고 왔다네요! 마음 좋아 ㅠvㅠ

마지막 연습 때 모두가 같이 입고 온 디지몬 티셔츠




3. 코스 준비


무대에 붙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죠. 의상과 가발, 신발 주문하기. 이 과정에서 큰 태일이인 던님과 가발을 일부러 맞추려고 조율을 좀 했어요. 결과는 대 성공! 일부러 셋팅도 주노님께 함께 맡겼습니다. 저와 인사한 대부분의 트친 분들이 모두 칭찬해 주신 가발…. 최고죠? 잠시 셋팅샵 홍보가 있겠습니다.

특별히 부탁드려 고글과 머리띠도 아예 가발과 합쳐버렸습니다.


https://x.com/emergency_wig?t=HRkVYKdkEtpY9-hSxs3E9Q&s=09


또 마침 던님과 제 시력도 비슷한 덕분에 렌즈도 맞추게 됐습니다. 어쩌다 보니 톤다운 파운데이션도 산 김에 소분하게 됐고요. 호루라기도 일부러 같은 제품으로 맞췄습니다. … 생각보다 맞춘 게 많군요? 겸사겸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초 럭키비키잖냐~

솔직히! 다른 건 몰라도 호루라기는 꼭 맞추고 싶었어요. 풀캠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무대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체가 바로 호루라기이기 때문에. 서랍 안에 넣어놨던 디지바이스를 다시 꺼낸 어른 태일이가 다시 한번 어린 시절처럼 호루라기를 불고, 그 호루라기 소리로 또 세상이 바뀌고…. 이 호루라기와 관련해서도 할 말이 참 많은데요, 이건 다음 챕터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발은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태일이의 주 속성 중에 하나는 역시 운동(축구)이기 때문에, 그 속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신발은 주문제작으로 맡겼습니다. 진짜 남초딩같은 운동화……. (positive)

아, 그리고 제가 연습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건…. "어떻게 해야 남초딩처럼 출 수 있는가"였어요. 위에 말했듯이 저는 평소 별명이 발레곰…일 정도로 춤선이 굉장히 부드러운 편인데요. 태일이를 하게 된 이상 그런 부드러운 춤선이 아닌 힘차고 쭉쭉 뻗는 느낌을 내고 싶었습니다. 당일에 관객 분들께도 이 점이 느껴지셨을지…. 느껴졌다면 정말 좋겠네요!




4. 무대


그렇게 읏쇼읏쇼 연습해서! 드디어 무대 당일이 찾아옵니다. 시간이 너무 빨라서 아찔했어요…. 7월 마지막 주의 주말 날씨는 굉장히 더웠고. 드디어 여름이 왔구나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날씨에 코스프레하고 무대를 해야 한다니 정말 막막했지만요. 저희의 무대는 마지막 순서였고, 무대 자체는 저녁에 시작하기 때문에 사이에 시간이 굉장히 많이 남았습니다. 그 시간 동안 이것저것 하며 놀았는데…. 감사하게도 성인 매튜인 지원님께서 에필로그 식으로 당일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해 주셔서 모두가 열심히 영상을 찍었고 결과적으로 그 기록이 남게 되었습니다! 한 번 보고 오시죠…♡

https://youtu.be/FH-oAGtgBWA?feature=shared



정말 아름다운 영상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브이로그에 정말 소질이 없는데요, 이렇게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충분히 얘기해 드린 것 같습니다 ^—^) 무튼 그렇게 이것저것 재밌게 하고 놀며 결국 무대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저희 팀 순서가 오기 전까지 직캠 커미션을 하다 보니 시간이 또 빨리 가더군요…. 오고야 말았습니다. 무대 순서가.

긴장이 되진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딘가 먹먹한 기분은 들었습니다. 이 무대가 끝나면 디지몬 무대는 보내줘야 하는 거니까…. 그리고 관객석에서 태일이를 불러주시는 분들의 목소리에 더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준비했던 걸 후회 없이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비록 틀렸지만🥹) 지금부터 제대로 된 안무 후기 시~작!!!

그전에 풀캠 보고 오시길.
https://youtu.be/yil7WQyJbyQ?si=8XWsoKO5gG2G4lOQ


4-1. 찾아라 비밀의 열쇠


\\\디지몬 친구들 라쓰고 라쓰고///

디지몬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들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모험의 시작이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드는 곡이죠. 실제로 오프닝으로 쓰이기도 했고요!

저희 무대는 디지바이스의 알림음이 시작되며 파일섬의 문이 열리며 시작됩니다. (파일섬 그림은 우리 유년기 소라 룬쿠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던님께서 유년기 안무는 진짜 초딩같이 유치하고 귀엽게 짰다고 해주셨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최대한 내면의 초딩을 꺼내서. 열심히 췄습니다.

특히 초반부에는 파일섬에 떨어진 선택받은 아이들, 그리고 쿠가몬과 데블몬을 피해 도망가는 연출이 있었는데요. 모든 카메라와 사람들의 눈에 보이진 않았겠지만, 시작 직전 막 뒤에서 태일이와 나리, 매튜와 리키는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손 잡는 게 어색했는데, 연습을 하다 보니 손 잡는 게 익숙해져서 당일에도 자연스럽게 잡게 됐네요. 그리고 막 뒤에 서서 기다리는 동안 객석에서 태일아! 하는 소리 들리니까 태일이 인기남이라고 놀린 태영매튜 잊지 않을 것입니다 (장난입니다)

아무튼 저는 쿠가몬과 데블몬을 피해 도망가는 부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귀엽잖아요. (ㅎㅎ) 일부러 립싱크를 하다가도 그 부분에서는 립싱크를 멈추고 열심히 피하는 연기…를 했을 정도로요. 연기가 맞나? 아무튼. 그리고 좋아하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쩌다 함정 속에 빠질 지라도
위기의 파도 속에 갇힐지라도
생각한 대로 이루고 싶어
우리가 가는 그곳 어디든


이 가사에 맞춰 2명씩 순서대로 안무를 하게 되는데요. 원작 에피소드에 나오는 페어 별로 배치해 주신 게 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엽고 마음이 좋은 거예요…. 석이+소라, 한솔+미나 페어와 동생즈 리키+나리, 주인공즈 태일+매튜. 특히 주인공즈는 맨 마지막까지 기다리다 보니까 앞에서 아이들이 겪는 시련을 다 보는 듯했어요. 어쩌면 이건 저희가 진짜 태일이와 매튜가 아닌, 작품을 본 시청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더 잘 보였던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으며 매튜를 돌아봤던 것 같습니다. 정말 저희 유년기 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떤 모험을 겪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4-1. 파워 업


유년기의 노래가 끝난 뒤 백스테이지로 들어가면 나오는 성인조의 노래! 읏쇼읏쇼 귀엽고 유치하게 추던 유년기와 달리, 굉장히 멋있고 박력있는 노래죠. 그러다 보니 유년기 친구들과 함께 부럽다고 옆에서 안무 따고 있었습니다…. 근데 진짜 멋있지 않나요? 우리 되게 잘 컸다 그치…. 게다가 마지막에 디지바이스 드는 거 너무 너무너무너무 마음이 좋았어요. 품에 있던 디지바이스를 드는 것과 동시에 라스트에볼루션 첫 장면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정말 던님은 천재야….

4-3. Butter-fly


대망의 버터플라이…………. (비상이다)

파워 업에서 안무를 끝낸 성인조가 한 명 씩 백스테이지로 들어갑니다. 디지바이스를 보고, 태일이나 매튜를 보고. 그리고 태일이와 매튜가 마주보고 그들 또한 헤어지려는 순간 유년기의 태일이와 매튜가 뛰쳐나와 무대의 중앙으로 향합니다. 유년기 매튜인 태영님의 제안으로 저희는 뒤를 돌아서 시작하기로 했는데요…. 난 진짜 몰랐어

성인 태일이랑 매튜가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한 번 보고 오시죠……….

동영상 서비스가 종료되어 해당 콘텐츠를 재생할 수 없습니다.


아니 그니까 유죄라고
던님 유죄
영상엔 안 잡혔지만 지원님도 유죄
어떻게 이렇게 볼 수가 있어

이 도입부의 기깔나는 파트분배…. 너무 감동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 그리 쉽지는 않겠지
나를 허락해 줄 세상이란
손쉽게 다가오는
편하고도 감미로운 공간이 아냐


성인이 된 태일이와 매튜가 과거의 자신들을 바라보며 부릅니다. 꿈과 희망이, 용기와 우정이 가득했던 어린 날의 자신. 하염없이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정체되어 있는 지금의 자신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걱정하고 책임져야할 것이 늘어난다는 뜻이나 다름 없잖아요. 크고 작은 모험을 끝내고 성인이 된 우리는 결국 과거를 그리워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도, 저도, 대부분은 성인 태일이와 매튜에 더 가깝겠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도, 이미 그 시기를 지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은 절대 만만치 않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날아오를 거야
작은 날갯짓에 꿈을 담아
조금만 기다려 봐
Oh my…


하지만 유년기의 태일이와 매튜는 앞을 보며 이렇게 답합니다. 그래도 날아오를 거라고.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이미 유년기의 태일이보다는 성인이 된 태일이와 더 가깝습니다. 실은 그보다 더 나이를 먹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 가사의 무게를 알고 있습니다. 과연 정말 이 쉽지 않은 세상 속에서 꿈을 찾아 날아오를 수 있을지…. 그건 미지수라는 걸요. 하지만 이 가사를, 어른이 된 태일이와 매튜, 모든 선택받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디지바이스를 들고, 목에 걸린 용기의 문장을 손에 쥐고. 우리는 모두 언젠가 꿈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 거라고 옆에 있는 매튜와 함께 외치고 싶었습니다. 잘 전해졌을까요?

사진은 서일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성인 태일이와 매튜가 각자의 유년기를 바라보다 무대를 떠나면 유년기 친구들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옵니다. 이 때 점프하는 모습이 진짜 귀여우니까 꼭 풀캠으로 봐 주세요…. 리키가 진짜 진짜 귀엽습니다. (소휘님이너무귀여워…)

유년기가 추는 1절은 비교적 희망적인 내용의 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비처럼 날아가 볼까 일렁거리는 바람에 실려 / 하늘 끝까지 닿을 수 있을까 / 여린 날개가 힘을 낼 수 있을까 …… 의문형으로 끝나는 문장이 많지만, 이 질문들은 작중에서 선택받은 아이들은 훌륭히 해결해내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요. 태일이와 선택받은 아이들은 여린 날개를 활짝 펼쳐 힘껏 날갯짓을 해내고, 결국 하늘 높이 날아갑니다. 디지털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몬들과 잠시 이별을 고하죠. 언젠간 다시 만나자면서.

선택받은 아이들은 작중에서 꾸준히 이별과 만남을 반복합니다. 태일이가 현실 세계로 잠시 돌아왔을 땐 태일이와의 이별을 하고, 디지몬의 죽음을 통해 아이들은 영원한 이별을 통감하며, 친구들과의 일시적인 이별 또한 겪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무리를 떠나는 매튜, 미나와 석이, 소라…. 하지만 이별이 있다면 만남 또한 필연적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은 다시 모였고, 죽은 디지몬은 새로운 알로 다시 태어날 테죠.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저조차도 아직 성숙한 이별이라는 걸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보다 열 살 이상 어린 그 아이들은 얼마나 막막했을까요. 어찌 보면 12살의 태일이가 지금의 저보다 더 어른스러운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은 마냥 편하고도 감미로운 공간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뒤에도 이별을 토대로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가늠할 수 없는 감정을 헤아리며, 첫 번째 곡보다 진지하게 임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진도 서일님이 찍어주셨습니다!


여튼, 1절 안무의 키포인트는 싸우는 태일이와 매튜, 그리고 다음 소절에 먼저 손을 내미는 태일이와 화해하는 매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중에서는 멱살 잡고 치고 박고 싸우지만…. 아무래도 무대 위에서 그럴 수는 없기 때문에(ㅋㅋ) 적당히 타협 봤지만, 풀캠에서는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근데 실은 그 파트…. 유년기 매튜인 태영님이 자꾸 웃고 장난 치셔서 연습실에서는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실제로 하고 나니 진짜 초딩들 같아서 기분이 좋더군요. 마음 좋았습니다 정말.

그렇게 싸비까지 끝내면, 유년기는 백스테이지로 퇴장합니다. 물론, 가는 길에 미나의 모자가 날라가죠. 맞습니다…. 마지막 기차 씬에서 날라가던 미나의 모자를 표현하셨더라고요. 진짜 싸패같애……. (positive)

근데 그걸 성인 한솔이가 주워서 팔몬한테 씌워준다?
진심으로
두 배는 더 싸패같았어요…………. (very positive)

아무튼 노래는 2절로 향합니다. 성인이 된 선택받은 아이들 또한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고자 하는 내용의 가사를 부르지만, 약간 다릅니다. 변덕부리는 바람을 넘어, 마음 속에 잠궈 둔 잊혀진 꿈, 비바람 등 부정적인 키워드가 나옵니다. 나이를 들면 자연스럽게 세상을 깨닫고, 우리는 비관적인 면을 갖게 됩니다. 어릴 적 꾸던 꿈은 이제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되고,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이슈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렇게 젖어버린 날개를 다시 펴고자 하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제게도 어린 시절 간직해둔 꿈이 참 많았기 때문이겠죠.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지금 하는 일은 단 하나 뿐이니까요. 라스트 에볼루션의 태일이와 매튜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졸업 논문이나 취업 준비…. 남의 일이 아니죠. 만약 제가 대학생 때 라에볼을 봤으면 처음부터 울었을 거예요……. (ㅋㅋ)

2절이 끝나면 간주가 시작됩니다. 성인이 된 선택받은 아이들은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방황하고, 고통받고…. 그러던 와중 태일이와 매튜의 디지바이스에는 금색 링이 생깁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파트너 디지몬과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링이요. 동그랗게 선 성인조는 매튜를 시작으로 마지막 태일이까지 순서대로 손을 내려 흘러가는 시간을 표현했는데요…. 저는 정말 그걸 보고 비명질렀습니다. 너무 마음이 힘들었어……………. 영화로도 힘든데 이걸 어떻게 안무로 구현할 생각을 한 거지 던 님은 정말 천재야……….

근데 저는 마음 놓고 비명 지르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곧…. 다시 무대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링이 모두 사라지면 성인조는 무대 밑으로 내려가고, 유년기 아이들이 무대 위를 채웁니다. 그리고 마주보는 대형이 갖춰지면, 태일이즈는 동시에 호루라기를 붑니다.

가장 간절하게, 온 힘을 다해. 극장판 1기의 태일이처럼, 또 라스트 에볼루션의 태일이처럼. 이벤트홀에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게. 그 짧은 시간 열심히 불었습니다.


라스트 에볼루션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꼽으라면, 저는 망설이 없이 고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해!!!



태일이 또한 디지몬과의 이별은 맞이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리고 아구몬 또한 태일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둘은 가장 친한 친구였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에오스몬을 쓰러뜨리기 위해 진화를 시켜 달라는 아구몬, 그리고 남은 시간을 앞당기면서도 아구몬을 진화시키는 태일이. 라스트 에볼루션을 처음 봤을 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하염없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해요.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 결국 누군가와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뜻이죠. 태일이는 아구몬과 함께 한 마지막 순간까지 용기를 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단순하고도 복잡한 친구라서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네요….

다시 안무로 돌아와서. 호루라기를 분 이후 던님의 디렉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성인 친구들은 무대 위의 유년기를 바라보고 춤을 추는데, 유년기 친구들은 모두 미래의 자신이 아닌 그 위를 바라보고 춤을 춥니다. 고개는 숙이지 말 것. 그렇기 때문에 위를 바라보고 췄습니다. 그런데…. 성인조 친구들이 정말 눈에 보이지 않더라고요. 당장이라도 아래로 시선을 돌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그 후 유년기는 뒤를 돌아보고, 성인조 친구들도 뒤를 돌아 서로 등을 맞대고 춤을 춥니다. 여기서 비명이 정말 많이 들렸던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이 때 정말 말로 할 수 없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찬란한 미래를 바라보던 어린 시절, 그 어린 날의 자신을 먼저 보내주고 어른이 된 우리 또한 우리의 길을 나아가자고 얘기하는 것 같아서요. 과거와 미래는 공존할 수 없으니….

함께 춤을 추는 파트가 끝난 뒤에는 유년기의 태일이, 저 혼자만이 돌출에 나와 성인조가 뒤를 돌아보며 엔딩을 맞이합니다. 연습 때는 마주보는 게 부끄러워 제대로 못 했었는데, 막상 본 무대에 서니…. 정말 마음이 복잡해지더라고요. 눈이 부시도록 찬란했던 과거를 이제 보내줄 때가 되었나 봅니다. 물론, 어린 시절의 우리를 잊지는 않겠죠. 그건 아주 소중한 보물일 테니까요.





5. 마지막으로….


정말 길어졌군요…. 2분 남았으니 진짜 빠르게 쓰겠습니다. 직캠 편집 도중에 삽입한 문구 말인데요.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꿈을 찾아 또 다른 여행을 떠났을까?
그 모험은 즐거울까?
아구몬과 함께라면,
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떤 시련이라도,
어떤 미래가 와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야.
우리의 미래를 향해서!


부족한 실력이지만, 감히 12살의 태일이를 떠올리며 적었습니다. 만일 태일이는 미래에 대해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 그 질문에 대한 태일이의 답은 아주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고도 짧은 그 어드벤처를 겪은 태일이는 분명 성장했고, 용기를 얻었을 테니까요.


더 쓰고 싶은데 시간이 이미 지나서 (…) 급하지만 마무리를 좀 해 보겠습니다. 긴 시간동안 함께 해주신 선택받은 아이들!!!

사랑스러운 내 동생 나리 찬영님과 쟈몽이,
아무리 싸워도 친구인 건 변함 없지? 매튜 태영님과 지원님,
진짜 엄마처럼 많은 걸 챙겨줬던 소라 룬쿠님과 주노님,
의젓한 왕자님같은 또 한 명의 동생 리키 소휘님과 카츄님,
눈물 많은 우리 공주님! 미나 겸주님과 흠냐땅,
덤덤하지만 누구보다 모두를 좋아하는 브레인 한솔이 욘지님과 테라님,
누구보다 더 석이같았던 석이 형 우사님과 이코언니.
그리고 누구보다 고생한 미래의 나, 태일이 던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요. 후회 없는 나날이었고, 7월 26일, 8월 1일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행복했다고 웃을 수 있는 미래의 제가 그려져요.

혹시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실까요?……… 그렇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선택받은 아이들, 신태일을 맡았던 에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은 제 직캠으로♡

https://youtu.be/b5dDM9CyRqM?feature=shared




myo